혼자 가는 속초 여행기 : 우당탕탕 버스 타기
속초를 가고싶었던건 20년도부터였다
20년도 초, 대학을 졸업하고 혼자 갈 국내 여행지로 속초를 생각했었는데...코로나가 터지고 가지못했다
21년 9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속초 여행을 홀로 떠났다.
여행은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버스 요금만 보고 저렴한 표를 구매해서 강원도 일대를 다 도는 버스에 타게 되버린것...
버스에 타기전 검표를 할때부터 직원분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조금 돌아가요~라고 하셨는데 그게 이만큼일줄이야
불안한 마음에 인터넷 여기저기를 뒤져 버스 시간을 찾아본 결과 나는 동서울터미널-속초가 아니라 동서울터미널-웅앵-웅앵웅-어쩌구-저쩌구-속초행 버스를 탔다는 것을 알게됐다.
얼마나 돌아가는 버스였으면 버스 앞 행선지에도 속초가 나와있지않을 정도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싫어 이미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때에 속초 도착을 할 예정으로 구매했던 버스표였는데..나는 빈속에 멀미를 참으며 3시간 30분동안 버스를 타야했다.
버스는 처음 보는 아주 작은 터미널까지 들리고 이름 모를 큰 산을 오르락 내리락했다.
중간 터미널에서 잠깐 휴식을 하며 하얗게 질린 얼굴로 기사님께 몇시간이나 더 가야하는지 여쭤보았다.
기사님은 "여기서 한시간 반이나 더 가야돼~ 그러게 왜 싼걸로 샀어 싼거 샀다가 돌아가게"라고 하셨다
표가 저렴해서 샀다고 말한적이 없는데 바로 알아보신걸 보면 이런 선택을 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닌가보다
터미널에서 10분간 휴식을 하고 버스에 다시 탔다.
가장 괴로웠던건 산에 오를때였다.
산의 경사때문에 구불구불하게 도는 길을 삼십분이나 오른 뒤 정상에서 기사님은 외쳤다
"내리는 사람 없어요?"
""
"출발합니다~"
아......내릴 사람 없으면 올라가지말지...
버스가 모든 정류장을 거쳐야된다는걸 알지만 멀미로 머리가 핑핑 돌았던 나는 산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렇게 더 달리기를 한시간
드디어 바다가 보였다 비록 속초는 아니고 양양이였지만
그냥 양양에서 내려버릴까싶을정도로 예뻤다
나는 기쁜 마음에 카메라를 들고 창밖 바다를 연신 찍어댔다.
몇장 찍은 후에 급격히 멀미가 와서 앉아버렸지만
3시간 30분의 대장정 끝에 속초에 도착했다.
"고생했어요~" 라는 기사님의 인삿말에 같은 길을 함께 한 동지로써 길게 인사하고 싶었지만
갑자기 밀려오는 토의 습격으로 "ㅎㅎ..(욱..)..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만 하고 서둘러 내렸다.
오히려 평지로 내려오니 멀미가 더욱 심해져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여행의 첫 시작을 구토로 하고싶지않아 겨우 참고 터미널을 나섰다.
예상도착시간 1:30
실도착시간 3:00